오체투지 순례단, "권력의 진퇴 엄중히 판단해야"
임진각서 124일 대장정 마무리
1천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108배를 진행하는 오체투지 순례단ⓒ 민중의소리
12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오체투지순례단이 시국 선언문을 발표, 이명박 대통령의 사실상 퇴진을 촉구했다.
문규현·전종훈 신부와 수경스님 등 순례단은 시민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순례를 마무리하는 회향식을 열고 "순례길에서 생명과 평화가 아닌 독선과 오만, 소통 부재로 가득 찬 한반도의 현실을 보았다"며 이명박 정부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순례단은 시국선언문에서 “순례 중 용산 참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순명 등 천인공노할 만한 사건들이 터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막가파식 소통 불능의 정치를 아무런 반성도 없이 자행하는 이명박 정권의 치명적인 업보”라고 규정했다.
이어 “단발마적인 임기응변식 조치들로는 현재의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며 “역사와 민족을 위해 권력 스스로 진퇴를 엄중히 판단”하라고 촉구했다.
순례단은 이명박 정부를 향해 △한반도 긴장상태의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북 정책의 전환 △불행한 사회적 죽음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대통령의 공개사과 △내각 총사퇴를 바탕으로 국정 운영의 근본적 쇄신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미디어법과 한반도 운하사업인 5개강 하천정비 사업을 포기 할 것 등을 요구했다.
회향식은 천주교 김병상 몬시뇰의 여는말을 시작으로 헝가리 태생인 장경스님의 법고와 진혼무 공연으로 이어졌다.
회향식에서 문 신부 등은 용산 참사 희생자들과 자연 훼손 등의 위패와 소지를 태우며 대립과 갈등의 한반도에 생명과 평화의 기운이 가득 차도록 빌었다.
앞서 망배단 앞에서 마지막 오체투지를 마친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 전종훈 신부는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지난 3월28일 계룡산 중악단에서 출발한 지 71일째, 지난해 9월4일부터 10월26일까지 지리산에서 계룡산으로 이어진 1차 순례를 포함하면 124일간의 순례를 마무리하는 눈물이었다.
그동안 문 신부 등은 다섯 걸음을 걸은 뒤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를 땅에 대고 절을 하는 오체투지로 1000리(400여㎞)를 왔다.
오체투지순례단은 1, 2차로 총 124일의 여정을 소화했으며 하루 약 4km씩 전진, 총 400여km를 오체투지로 진행했고 하루 평균 50여 명이 참가해 출발과 회향 행사를 포함하면 1만여명이 동참했다.
지난해 우리 시대의 진정한 사람과 생명과 평화의 길을 모색하고 해법을 찾고자 순례를 나섰던 문 신부 등은 지난 3월 “더 낮은 자세로 삶을 성찰하고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을 모색하며 생명과 평화의 길을 찾고자 한다”며 두 번째 길을 나섰다.
한편 순례단은 오는 15일 북한 묘향산 상악단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천제를 올리기 위해 북한측 실무진과 접촉해 초청장을 받았으나 남한 정부에서 방북허가가 나지 않고 있어 북한에서의 오체투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6일 오후 임진각 망배단에 도착한 오체투지 순례단 (왼쪽부터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 전종훈 신부)ⓒ 민중의소리
71일의 대장정을 마친 오체투지 순례단이 임진각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108배를 진행했다.ⓒ 민중의소리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문정현 신부와 함께 오체투지 순례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민중의소리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오체투지를 마친 문규현 신부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민중의소리
오체투지를 마치고 얼싸안아 눈물을 흘리는 문정현 신부님과 전종훈 신부님ⓒ 민중의소리
<박준석 기자 hanam21@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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